수행이력

균열이 보인다고 위험한 건물일까요? 꼭 그렇지 않습니다.

한 공공기관 담당자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지하층에 누수 흔적이 있고, 옥상 방수턱에는 균열이 보이고, 외부 데크 일부는 고정도 미흡한 상태라며, 이 건물이 위험한 건지 아닌지 판단이 서질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저희는 그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이번 대상은 경북 칠곡군 왜관읍 소재 공공업무시설로, 2015년 준공된 지하 1층·지상 4층, 연면적 2,881㎡ 규모의 철근콘크리트구조 건축물입니다. 내진설계가 적용된 시설로, 1층 민원실·상담실, 2~3층 사무실·회의실, 4층 건강운동교실, 지하층 주차장과 기계실 등으로 구성되어 매일 민원인과 직원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입니다.

이 시설은 시특법상 1·2·3종 시설물에 해당하지 않는 종 외 시설물이었습니다. 법적 의무 대상은 아니었지만, 관리주체는 법적 최소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가 아니라 공공청사를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선제적 관리 차원에서 정밀안전진단을 의뢰했습니다. 잠재적 위험요인 확인, 현재 구조안전성 검토, 향후 유지관리 기준 마련이 그 목적이었습니다.

시설안전기술원이 즉시 투입되었습니다.

이번 진단의 핵심은 외관조사에서 끝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2025년 7월 28일부터 9월 25일까지, 특급기술자 1인·고급기술자 2인이 참여하여 균열경·크랙스케일·슈미트해머·초음파측정기·철근탐사장비·레이저 레벨 등을 투입해 콘크리트 압축강도, 탄산화 깊이, 염화물 함유량, 외벽 기울기, 바닥 레벨, 상부보 처짐, 철근배근 상태, 외벽 마감재 상태까지 폭넓게 조사하였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조사 결과와 설계도서를 바탕으로 구조 리모델링과 구조해석 검토를 수행하여, 슬래브·보·기둥·벽체 등 주요 구조부재가 연직하중과 풍하중에 대해 실제로 안전한 상태인지까지 수치로 확인하였습니다.

외관조사에서는 일부 결함이 확인됐습니다. 지하층 벽체 및 상부보 균열, 주차장 상부슬래브·기계실 기둥 누수 흔적, 옥상 방수턱 망상균열, 옥외 데크 융기 및 고정 미흡이 그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시험·측정 결과는 달랐습니다. 콘크리트 압축강도는 설계기준강도 24.0MPa을 만족하였고, 탄산화 깊이·염화물 함유량·외벽 기울기·상부보 처짐 모두 구조적 문제가 없는 수준으로 평가됐습니다. 구조해석 결과 역시 주요 구조부재의 소요강도가 설계강도를 초과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다만, 일부 보 부재는 내력비가 0.9 이상으로 나타나 향후 점검 시 주의 관찰이 필요한 상태로 정리되었습니다.

최종 결과는 B등급, 중대결함 없음, 긴급조치 필요 없음이었습니다. 결함은 있었지만 구조적으로 위험한 상태는 아니었고, 대부분은 유지관리 계획에 따라 계획보수로 관리 가능한 수준이었습니다.


정밀안전진단은 결함을 많이 찾는 절차가 아닙니다. 보이는 결함의 의미를 해석하고, 실제 구조안전성과 연결해 판단 근거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이번 진단으로 관리주체는 현재 구조안전성의 객관적 확인, 즉시 조치 항목과 계획보수 항목의 구분, 향후 유지관리 기준까지 함께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균열이 보이는데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겠다면, 지금 당장 위험한지 아닌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시설안전기술원이 수치와 구조해석으로 명확하게 답을 드리겠습니다.